🌿 내가 바라본 ‘나와봄센터’의 첫 시간

2025년 경기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 (1회차 프로그램) 후기

1️⃣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

가족의 추천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고립·은둔 청소년이고 새로운 사람들과 낯선 환경을 마주하는 일이 솔직히 두려웠는데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변화의 기회가 필요하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정부 지원 사업이라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되었어요. ‘1회차 프로그램’은 다양한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고, 저는 그중 하나만 직접 참여했지만 다른 프로그램들도 함께 지켜보며 흐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의 템포를 지키며 천천히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었습니다. 사실 몇몇 프로그램을 보면서 “참여해볼걸” 하고 후회했던 순간도 있었을 만큼, 전체 분위기가 꽤 따뜻하고 편안했습니다.

2️⃣ 직접 참여한 프로그램

제가 참여한 것은 ‘삶의 방향 정하기’라는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6월 30일부터 7월 16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기질과 성격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처음에는 낯설고 조금 어색했지만 참여자들이 점점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부드러워졌습니다. 고립·은둔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나 혼자가 아니라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던것 같아요.

특히 인상 깊었던 활동은 TCI 성격 기질 검사였습니다. 검사를 통해 나의 성향을 수치화해보고 해석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정확하게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그 결과가 꽤 흥미로웠어요.

저는 그날 처음으로 제가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제게 그런 면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스스로의 강점을 찾아보는 시간도 있었지만 아직 명확히 떠오르는 건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나 자신을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언젠가는 하나라도 찾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생겼어요.

삶의 방향 정하기

3️⃣ 전체 프로그램을 보며 느낀 점과 소개

제가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옆에서 다른 참여자들이 웃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며 ‘생각보다 훨씬 편안한 분위기구나’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낯선 사람들끼리 모였음에도 서로를 존중하려는 분위기가 있었고, 그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해도 어느새 마음이 아주 조금은 놓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들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고립·은둔의 경험을 다루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어요.

예를 들어, ‘나의 마음 돌봄’에서는 감정 다루기, 자기 자비 배우기 등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을 익히는 시간이 있었고, 참여자들끼리 솔직하게 감정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서툴고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내 감정을 말해도 괜찮다’는 허용이 느껴졌습니다.

나의 마음 돌봄

‘스피치’ 프로그램은 사회 적응을 위한 소통 훈련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참여자들이 짝을 지어 인터뷰를 해보거나, 갈등 상황을 함께 연습하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말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나의 생각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꺼내볼 수 있도록 돕는 구조였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솔직히 저도 이 프로그램을 보며 ‘참여해볼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스피치

마지막으로 ‘앙트쉽’은 자기소개와 감정 나누기 활동 등을 통해 작은 관계 맺기를 시도해보는 시간이었어요. 타인과 공통점을 찾거나 자신의 감정을 나누는 활동은 고립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꽤 큰 용기가 필요할 수 있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앙트쉽

전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각 프로그램은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기를 돌아보고 타인과 연결되는 방법을 연습하게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서로를 배려하며 조심스럽게 마음을 여는 분위기가 인상 깊었고 그 속에서 참여자들은 각자의 속도대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4️⃣ 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면?

제가 직접 참여했던 ‘삶의 방향 정하기’ 프로그램은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같은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괜찮았고 낯선 사람에 대한 불편함이 조금이나마 줄어드는 계기가 되었어요.

타인과 대화를 나누는 법,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좀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인과 연결되는 것이 낯설고 불편하지만 시도해보고 싶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정말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강요하거나 빠르게 끌어내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의 템포대로 천천히 경험해볼 수 있는 안전한 구조였어요.

5️⃣ 글을 마치며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느낀 건 변화는 단숨에 오지 않고, 조금씩 긴장을 풀고 긍정적인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어요.

삶은 늘 행복하지도 늘 괴롭지도 않지만 그 사이에서 방향은 내가 정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싶습니다.